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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북알프스
백대명산 산행기/중복

양양 남설악 흘림골, 주전골(09.12.19)

by 산사랑 1 2009.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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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설악 흘림,주전골 산행(2009. 12. 19일 토요일)】

 

한계령 서쪽에 위치한 림골은 워낙 숲이 짙고 또 깊어서 그곳에 들면 늘 날씨가 흐린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2004년 9월 20일 20년 만에 자연휴식년제에서 풀어진 계곡산행 길로 특히 한계령(1,004 m)에서 가까워 접근이 쉬운데다 산행길이 트레킹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험하지 않으며 폭포와 기암과 소 등 비경으로 이어진 등반로이기도 하다.

 

한계령휴게소와 오색약수터 사이에 위치한 흘림골은 설악산 대청봉의 남쪽 골짜기이자 곰배령으로 유명한 점봉산의 북쪽 골짜기에 위치하며,  남설악 단풍명소 중 으뜸으로 꼽힌다.


한계령에서 오색까지 8km를 구비 구비 돌고 돌아 내려가는 44번 국도는 남설악의 웅장한 풍경이 장관으로 그 아름다움의 중심으로 향하는 길이 바로 흘림골 탐방로다. 한계령 휴게소의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눈에 들어오는 기기묘묘한 암봉들인 칠형제봉과 만물상이 있다. 그 칠형제봉과 만물상의 한가운데 바로 흘림골로 매표소 입구에서 여심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20년 동안 묻혀두었던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다. 등산로를 가로막는 수백년 수령의 전 나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거대하고 기괴한 모양의 주목 들이 등산로 옆에 자라고 있다. 아이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큼직한 구멍을 내고도 살고 있는 주목군락들과 바위마다 붙어있는 푸른색 이끼는 20년 동안 감추고 살았던 흘림골의 첫 인상이다.


흘림골 입구인 흘림쉼터에서 계곡 따라 1km 정도(30여분) 오르면 여심폭포가 나오며, 여심폭포에서 등선대까지는 0.3㎞정도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는 뜻의 깔딱고개라고 부르며, 흘림골의 절정인 등선대에 올라 남설악의 비경을 구경하기 위한 다소 고된 고갯길이지만 10여분을 오르면 등선대 안부이다. 등선대안부에서 7-8분 거리 암봉 등선대를 올랐다가 되내려와 십이폭포 방향으로 하산한다. 선녀가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登仙臺)는 흘림골 산행의 절정이다. 기암괴석의 바위덩어리를 힘겹게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남 설악의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사방에 뾰족바위로 뒤덮인 산들이 연봉을 이룬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만물상이다. 등선대는 만물상의 중심인 셈이다. 동으로는 칠형제봉과 그 너머로 한계령과 귀때기청봉이, 서쪽으로는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등선대에서 내려서면 암봉들 사이로 난 내리막길을 가다가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힘찬 물소리가 들리는데 여기가 십이폭포로 경사면의 바위를 타고 부드럽게 내리는 물길이 이곳저곳에 작은 폭포를 만들어 놓고 있다. 십이폭포를 거쳐 주전골에 이르면 용소폭포, 금강문 선녀탕 등의 비경이 있다. 흘림골은 등선대를 넘어 십이폭포 아래까지를 말하고, 용소폭포에서 오색마을까지의 계곡길이 주전골로 십이폭포에서 주전골삼거리까지는 800m 남짓한 짧은 코스이지만 외설악의 천불동계곡, 내설악의 백담계곡과 함께 설악산 단풍관광의 최고코스로 가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주전골은 여름에도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완만한 계곡으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하며 왕복 3시간이면 족하다. 수정처럼 맑은 계곡과 암봉이 흐르는 계곡 따라 단풍과 어우러진다. 특히 선녀탕과 금강문 일대는 단풍과 암벽, 계곡이 어울려 최고의 풍경을 연출한다. 흘림골, 주전골은 2006년 폭우에 계곡의 바닥이 패여 나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점차 회복되어가고 있으며, 주전골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쯤에는 아담한 절 성국사가 있다.

 

등선대에서 본 설악의 서북능선(귀때기청봉에는 상고대가 희미하게 보이고...)


▶10:37 흘림5교에서 산행 시작(약 3시간 50분 산행)


이번 산행은 건강셀프등산회의 제155회 산행으로 금년 정기산행을 마무리(금년 52주 산행중 정기산행 50회 실시, 추석 전과 크리스마스 다음날 번개산행 2회)하는 뜻 깊은 산행으로 가을 단풍산행의 대명사인 흘림골, 주전골로 일출대장이 가을에 수차 답사한 지역이다. 개인적으로 바쁜 일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섰으나 날씨가 금년 들어 가장 추울 것이란 일기예보로 인하여 산행인원은 단촐한 규모인 총7명이 참석하였으며, 삼각지에서 07:00분에 출발하여 신사동 경유 잠실역에서 07:45분 출발하였다. 09:30분경 한계리에 도착하여 종재기님이 준비해 온 컵라면에 밥을 말아먹은 후 한계령에는 10:15분에, 산행들머리인 흘림5교에는 10:30분경 도착하여 잠시 정비를 한 후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들머리


• 흘림5교 (10: 37) - 등선대 정상(11:33)(들머리에서 56분)


금일 산행은 흘림골 주차장 10:30 ~ 여심폭포 ~ 등선대 정상  ~ 주전골 ~ 오색약수~ 주차장 14:30 ~ 서울도착 18:30 전후  4시간 계획의 산행으로 산행들머리인 흘림골주차장에 도착하여 날씨를 확인해 보니 영하17도였으며  들머리에서 잠시 정비를 하고 10:37분 산행을 시작하였다. 흘림골은 잘 정비가 되어 있었으며 계곡의 골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체감온도는 영하 25도로 눈만 제외하고는 모든 부문을 감쌌으며, 두터운 장갑을 꼈음에도 불구하고 손끝이 시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출발하였다. 잠시 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간다”는 주목나무 한그루가 보였으며, 22분후 흘림골과 등선대 중간지점(흘림골 0.6km, 등선대 0.6km)을 지났다.

흘림골의 모습...

 

30여분 후 여심폭포(838m)에 도달하였다. 도봉산의 여성봉, 추월산의 배틀굴 등에 버금가는 여성의 상징물로 이 물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이 실감이 날 정도로 겨울의 여심폭포는 적나라한 모습이 그대로 보여 다소 민망할 정도였다. 여심폭포에서 잠시 자연의 신비로운 모습을 구경한 후 등선대를 향하였다.

 

【여심(女深)폭포】

여심폭포는 여성 상징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놓은 높이 약 20m의 자연 창조물로 여신(女身)폭포라고도 불리워진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있는 듯 마는 듯 끊어지면서 여성의 깊은 곳에서 새어 나오는 듯하여 신비로우며, 여심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한때 신혼부부들의 단골 경유지였다.


 

여심폭포에서 등선대까지는 약0.3km의 계단으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는 뜻의 깔딱고개를 올라가야 한다. 등선대를 향해 오르다가 뒤를 바라보니 칠형제봉과 멀리 한계령너머 금년 2.7(111차 산행) 묻지마 산행으로 다녀 온 귀때기 청봉과 끝청 등 서북능선의 자태가 부드럽게 다가왔다.

등선대를 향하여..

 

귀때기 청봉과 끝청 등 서북능선의 자태가 부드럽게  다가오고...

 

약 15분후 등선대 올라가는 안부에 도달(11:22분)하였으며, 이곳에서 오색약수터까지는 5km거리다. 안부에서 등선대까지 올라가는 도중에 말로는 표현하기 곤란할 정도로 황홀한 설악의 모습이 보여 가며, 쉬며를 반복하면서 약 10분정도 올라가 “신선이 오른다”는 등선대 정상(1.014m)에 도착하였으며, 등산대에는 들머리에서 약 1시간이 소요되었다. 

 

등선대 가기전에 본 설악의 진수들...

 

 

 

 

 

등선대 정상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으며 체감온도가 약 영하27도 정도로 손과 발이 시릴 정도였으나, 눈이 시리도록 쾌청한 날씨 덕분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백두대간의 한줄기인 설악의 서북능선, 끝청, 귀때기 청봉 등이 한눈에 조망되었다. 정상 조망이 얼마나 좋았으면  그동안 카메라를 끄집어 내지 않았던 심통님이 카메라를 끄집어 낼 수밖에 없었으며, 추위에도 불구하고 약 15분간 백설의 은빛으로 물든 겨울 암봉의 자태를 구경하며 자연이 빚어 놓은 최절정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들었다.

 

【등선대】

선녀가 하늘로 오른다는 해발 952미터의 등선대(登仙臺)는 등선대는 의자모양의 암봉으로 신선(仙)이 오른다(登)고 해서 붙여진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남설악 만물상의 정상으로, 정상에 전망대가 있으며 한계령, 안산, 설악산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소청, 대청이 시야에 들어오고 바로 아래로 칠형제봉이 늘어서 있는 남설악 최고의 전망대이다.

 

등선대에서 본 설악의 진수들...

 

 

 

 

• 등선대 정상(11: 52) - 오색약수 (14:26)(등선대 정상에서 1시간 34분)

 

등선대의 멋진 경치를 구경한 후 다시 안부로 내려와 주전골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가야할 방향에는 주전골의 멋진 암봉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으며, 약 20분간 내려간 후 양지 바른 곳에서 일출대장의 가지고 온 국화주와 천송님의 간식거리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이곳에서 일출대장은 차량회수를 위하여 다시 흘림골로 향하였으며, 나머지는 계획대로 주전골로 출발하였다. 일출대장의 희생정신이 있음으로 인하여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수 있었으나 이럴 때마다 매번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는것 같아 이해를 바라며,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주전골의 암봉들..

 

계속되는 내리막길은 수해 복구차원에서 조성한 계단을 따라 이어졌으며 잠시후 등선대에서 약 0.7km떨어진 “신선이 하늘에 오르기 전 몸을 깨끗이 정화했다”는 등선폭포에 도착(12:32분)하였다. 등선폭포의 얼어붙어 있는 물줄기의 형태로 유추해 볼 때 물이 메말라 폭포로서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등선폭포..

 

계곡 곳곳에는 수해의 잔재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수해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으며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멋진 암릉이 자리 잡고 있었다. 등선폭포에서 약 30분정도 내려가면 넓은 바위가 나오며 그 위에서 바라보는 암릉은 설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 했으며,

 

멋진 암봉과 수해의 잔해들..

 

 

 설악의 진수..

 

 다시 20분 정도 내려가면 경사면의 바위를 타고 부드럽게 내리는 물길이 이곳저곳에 작은 폭포를 만들어 놓은 십이폭포가 나오며(13:23분), 그 동안 말라있고 얼어붙어 있던 계곡의 모습과는 달리 엄동한설(嚴冬寒泄)에도 불구하고 다소 많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점봉산에서 시작된 물줄기의 양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12폭포가 있는 곳에서 부터 주전골이 시작되는 곳으로 흘림골이 개방되기 전까지는 오색에서 이곳 12폭포까지 왔다가 되돌아가야만 했다고 한다.

 

【주전골】

옛날 도적들이 위조주전을 만들던 계곡이라 하여 鑄錢골이라 했으며, 12폭포가 있는 곳부터 주전골이 시작되는 곳이다. 흘림골이 개방되기 전까지는 오색에서 이 곳 12폭포까지 왔다가 되돌아가야만 했었다.

 

십이폭포의 일부...


 

계속되는 하산 길은 과거 수해의 흔적이 다소 보기는 좋지 못했지만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계곡 좌우로 하늘로 치솟은 기암군락들이 볼거리를 제공해 주어 지루하지 않았으며, 잠시 후 용소폭포 갈림길에 도착(13:41분)하였다(약수터입구 2.7km, 용소폭포 0.5km).

 

 동장군에도 물은 흐르고....

 

수해에도 산행이 가능하도록 아름답게 정비된 모습...

 

갈림길에서 용소폭포까지는 왕복 20분 정도 소요되나 일출대장이 이미 오색약수터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있어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오색약수터로 진행하였다. 다시 17분후 선녀탕을 지나갔으며, 잠시후 정상부에 사람이 겨우 한사람 정도 앉을 수 있다는 독주암 표지가 있는 곳을 통과했고, 이곳에서 5분 후 성국사절을 지났으며 최종 목적지인 오색약수에는 등선대에서 1시간 34분이 지난 14시 26분에 도착하여 산행을 안전하게 마무리 지었다.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

 

두껍게 얼은 모습..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들..

 

 

선녀탕의 일부..

 

 

오색이 보이고...

 

 

▶산행 후기


이번 산행은 금년 정기산행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산행이었으나 영하 16도의 동장군의 기습과 연말의 각종 행사 등으로 참석인원이 7명에 불과하였지만 진정한 산행마니아들로 구성되었고 동장군 덕택에 오히려 호젓하고 여유로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날씨가 워낙 추워 때로는 카메라가 말을 듣지 않아 밧데리를 녹여가며 사진을 찍다 보니 일부 사진들은 담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여심폭포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에 경탄을 하고 등선대에서 설악의 진수를 볼 수 있었으며, 주전골의 수해의 잔재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뜻 깊은 산행으로 기억이 되었다. 또한 산행 후 외옹치항에서의 자연산 농어, 도치, 쥐치, 우럭, 성게 등 싱싱한 회와 매운탕의 뒤풀이는 산행간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제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끝으로 이번 산행 계획을 수립하고 산행 리딩 및 안전운전까지 책임진 일출대장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떡, 과일, 컵라면 등을 제공하고 등선대 정상에서 처음 설악산을 올른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해 준 종재기님에게도 축하와 함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몰카 작가로 등단한 보라매님, 주전골 리딩을 한 산누리대장님, 심통회장님, 천송님 등 산행간 시종일관 함께한 모든 분들의 수고에도 고마움을 표하며, 이번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신 건셀의 모든 울님도 다음 산행에 참석하여 좋은 추억 만들시기 바란다. 다음 주 산행은 금년의 마지막 토요일 번개산행으로 북한산(836m) 응봉-비봉능선이 계획되어 있으니 많이 참석하여 금년 한해 산행을 정리해 보는 기회를 가지시기 바란다. (금번 산행에 참석하신 7명은 심통회장, 일출, 산누리대장, 천송, 종재기, 보라매, 그리고 나)

 

외옹치항에서의 뒤풀이...

 

 

송창식 상아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