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 옛길(2022. 3. 5일 / 토요일】
산막이 마을이 위치한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일대는 조선시대 유배지였다.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고 있어 막혀 있다는 뜻을 지닌 '산막이' 역시 산이 만들어낸 지명이다. 중중첩첩 산에 가로막혀 산막이 마을로 명명됐을 만큼 멀고 외진 곳이라 오지 중 오지로 사람의 발길도 뜸했다. 그러나 달천과 어우러진 기암괴석, 그리고 깎아지른 벼랑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웠다. 조선 후기 선비 노성도가 10대 선조인 노수신의 유배지였던 이곳 풍경에 반해 아홉 곳의 절경에 이름을 붙이고 연하구곡가(煙霞九曲歌)를 읊으며 “가히 신선이 별장으로 삼을 만한 곳”이라고 극찬한 이유다. ‘깎아 세운 병풍바위는 별천지니/ 천장봉 아래서 기꺼이 즐기노라/ 산은 높고 물은 푸르러서 진경을 이루니/ 이곳 연하동이야말로 세상 밖 그림일세’ (노성도 ‘연하구곡가’ 중에서)
하지만 연하구곡과 산막이 마을로 통하던 길은 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준공한 최초의 댐인 괴산댐이 완공되자 대부분 물속에 잠기고 만다. 1곡인 탑바위와 9곡인 병풍바위 등 일부만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나마 유람선을 타야 볼 수 있다. 괴산댐이 생기기 전 징검다리와 섶다리를 건너 바깥세상 나들이를 했던 주민들은 나룻배로 건너거나 호수 위 산허리에 난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곡예하듯 걸어 다녀야 했다.
산막이 옛길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데다 자칫 발을 헛디디면 호수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길이었다. 댐이 생기기 전 35가구나 되던 산막이 마을은 수몰로 살기 힘들어진 주민들이 하나 둘 마을을 떠나면서 길도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 잊혀졌다.
그러다 전국에 도보길 열풍이 불면서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괴산군수와 인근 마을 주민들이 기억을 더듬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사은리 산막이 마을까지 10리 길, 즉 4㎞ 구간에 덧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가미해 옛길을 복원했다. 가파른 경사면에는 나무데크를 깔고 호수가 보이는 전망대도 세웠다. 2010년 이 길이 처음 조성될 때 산막이 마을에는 3가구만 살고 있었으나 복원된 길이 인기를 모으면서 지금은 음식점만 12개가 있을 정도로 많은 가구가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산막이 마을에는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노수신(1515∼1590)이 을사사화 때 이곳으로 유배 와서 살던 곳에 지은 수월정(水月亭)이 단아한 모습을 자랑한다. 노수신은 명종 2년에 진도로 귀양 가서 19년을 살다가 이곳 산막이 마을로 옮겨온 지 2년 만에 선조가 즉위하면서 훗날 영의정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연하동에 있던 수월정은 괴산댐이 완공되면서 수몰 위기에 처하자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산막이 옛길에 설치된 나무데크는 918m로 40m 절벽 위에 세워진 고공전망대, 느티나무 위에 만들어진 전망대인 괴음정, 괴산호가 가장 넓게 보이는 망세루 등이 설치되어 있다. 산막이 옛길에는 바위가 뫼 산(山) 자로 보이는 괴산바위를 비롯해 앉은뱅이 약수, 옷 벗은 미녀참나무, 여우비 바위굴, 매바위, 호랑이굴 등 지형지물에 스토리를 입힌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출처 : 국민일보(14. 5. 22)를 중심으로)
한반도 전망대에서 본 한반도 모습..
▶ 09;25분 주차장에서 산행 시작(약(4시간 10분 산행/ 식사 &휴식 포함)
건강셀프등산회 제808차 산행은 9년 전에 다녀온 바 있는 산막이옛길 등잔봉 ~ 삼성봉이 추진되었다. 산막이 옛길은 이미 두 차례 다녀왔지만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이 9년 전이라서 기억도 가물거리고 새로운 볼거리도 추가되어 이번에 다시 추진하게 되었다. 건셀 애마는 07:00 서울 교대역에서 출발하여 들머리 주차장까지 약 2시간 15분이 소요된 09:15분에 도착하였다.
잠시 정비를 한 후 산행을 출발하였으며, 산행은 주차장 ~ 등잔봉 ~ 천장봉 ~ 삼성봉 ~ 산막이마을로 진행한 후 산막이옛길을 걸을 생각이었다.
빨간색이 산행코스이며, 노란색이 산막이 옛길 코스입니다..
• 주차장(09:25) ~ 등잔봉(10:20분)(들머리에서 약 55분)
주차장을 지나 특산물을 판매하는 곳을 통과하면 산막이옛길 안내소와 그 앞에 산막이 옛길의 유래가 적혀있는 비석이 나온다. 산막이 옛길은 2009년 괴산군이 13억 원을 들어 괴산댐 호수 수변을 따라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4km 길로 옛 흔적을 그대로 살려 복원한 산책길이다. 산막이 옛길을 복원하기 전에는 3가구만 살아갈 정도로 오지였지만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사시사철이 좋지만 특히 10월 말의 이곳이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내려오면 볼 수 있는 조형물..
산막이 옛길의 유래가 적혀 있네요..
선착장 매표소 갈라지는 지점에 멋진 쉼터가 나오며, 갈참나무 두 그루의 가지가 붙은 연리목과 고인돌 쉼터가 나왔다. 이 연리목에는 100번 찾아오면 사랑이 실천된다고 적혀 있었으며, 괴산댐 수력발전소가 조망되었다. 괴산댐은 1957년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설된 수력발전소로 산막이옛길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잠시 후 높이 4m로 길이가 60m 정도 되는 소나무 출렁다리가 나왔다. 소나무 출렁다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으며,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산막이 옛길이 시작됩니다..
갈참나무 두 그루의 가지가 붙은 연리목으로 100번 찾아오면 소중한 사랑을 ‘보장’한다고 적혀 있네요..
고인돌 쉼터로 소원성취 의자와 거시기가 있네요..
1957년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설된 괴산댐 수력발전소로 산막이옛길을 만들어 낸 주인공입니다..
괴산호와 산막이 옛길을 탄생시킨 주인공이 괴산댐이다. 괴산댐은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달천을 가로막아 건설한 댐식 발전소로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전력시설을 재정비, 복구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설한 수력발전소입니다.
붕어 형상의 바위가 보이고(위에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소나무 출렁다리로 건너갑니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벌통이 자주 보이더군요..
9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집이 들어서 있고..
소나무 숲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산행의 날머리인 산막이 마을이 보이고..
산막이 옛길은 소나무 숲이 아주 잘 가꾸어 놨습니다..
산막이 마을 앞의 강에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 곳이 거북바위이고, 그 앞쪽이 연꽃바위라고 하더군요..
힘들고 험한 길로 진행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군데군데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그리 힘들지는 않았으며, 올라가다 보면 수력발전소, 붕어 형상의 모형, 산막이 마을 등이 주변 산과 어우러진 모습을 조망할 수 있었다. 붕어 형상의 모형은 인공으로 조성한 것으로 ‘14년에는 두 개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하나가 더 늘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르막을 올라서면 바로 등잔봉이 나왔으며, 등잔봉에는 주차장에서 약 55분이 소요된 10:20분에 도착하였다.
우리 기술로 처음 만든 괴산댐이 보입니다..
등잔봉 정상..
【등잔봉】
등잔봉은 옛날에 한 노모가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간 아들의 장원 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백일기도를 올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등잔봉(10:35) ~ 천장봉(11:15분)(등잔봉에서 약 40분)
등잔봉에서는 산막이 옛길의 모든 모습을 조망할 수 있었으며, 물길이 산을 휘돌아 나가면서 그려내는 멋진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와 같이 아름다웠다. 붕어 형상의 모형, 산막이마을, 괴산댐 등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었으며, 햇살이 비추면서 은색으로 반짝이는 호수를 보고 있으니 무아의 경지에 빠지는 것 같았다.
등잔봉 정상 인증..
한반도 지형이 보이는 등잔봉 전망대에서 본모습으로 좌측에 괴산댐, 유람선 선착장이 보이고, 중간에 남군자산이 우뚝하고,
오른쪽에 산막이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산막이 마을 앞에 있는 연꽃바위(좌측 앞 바위)와 거북바위(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붕어 3마리가 있습니다(14년에는 2마리만 있었는데..)
14년도 산행 시 본 붕어로 2마리만 있습니다..
등잔봉에서 약 15분 정도 조망과 휴식을 즐긴 후 천장봉으로 출발하였으며, 등잔봉에서 천장봉까지는 1.2㎞로 경사가 완만한 능선이 이어져 걷기에 편하다. 이 산은 소나무가 많은 것이 특징으로 짙은 솔향에 이끌려 푹신푹신한 흙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절로 순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산불로 인하여 군데군데 소나무들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산불의 원인은 등산객들의 담뱃불이 주원인이겠지만 플라스틱 물통이 돋보기 역할을 하여 불이 나기도 한다고 하니 플라스틱 물통을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산불이 군데군데 발생되어 소나무들이 많이 죽어 있더군요..(이곳은 14. 5.31일 화재가 난 것 같습니다)..
등잔봉에서 솔향을 맡으면서 약 20분을 걸은 후 한반도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한반도 전망대는 속리산 국립공원의 군자산(948m) 기슭에 위치한 사은리의 지형이 호수를 향해 툭 튀어나오면서 한반도 지도처럼 보이는 곳이다. 한반도 지형은 영월 선암마을, 옥천 둔지봉, 월류봉에서 본 한반도 지형 등에 비할 수는 없지만 동고서저의 지형과 S자를 그리는 괴산호의 물줄기가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한반도 전망대..
한반도 지형입니다..
한반도 전망대에서 약 5분 정도 조망한 후 출발하였으며, 약 6분 후에 괴산호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괴산호 전망대에서는 진달래 동산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었고, 이곳으로 하산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괴산호 전망대에서 잠시 아래로 내려가 보니 산막이 마을과 을사사화로 유배를 왔던 노수신이 머물렀던 수월정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잠시 조망을 한 후 출발하였으며, 천장봉에는 등잔봉에서 약 40분이 소요된 11:15분에 도착하였다.
괴산호 전망대에서 본 한반도 지형입니다..
산막이 마을과 수월정이 보이고..
오른쪽 사진을 보면 깊은 골짜기에 또 다른 마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천장봉 정상으로 예전에는 나무로 되었는데 지금은 종이로 붙여놨네요(11:15분)..
【천장봉】
천장봉(天藏峰)은 “하늘 아래 펼쳐진 자연경관이 울창한 노송과 더불어 장관을 이뤄 그 풍광의 수려함에 하늘도 감탄하여 숨겨놓은 봉우리”라는 뜻이 담겨 있는 곳이다.
• 천장봉(11:18) ~ 삼성봉 ~ 산막이 마을(13:32분)(천장봉에서 약 1시간150분 /식사시간 포함)
천장봉에서 3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삼성봉으로 진행하였으며, 약 12분 후에 산막이 마을 하산길이 나왔습니다. 이 길이 지도상의 1코스 하산길로 삼성봉 같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하산을 합니다. 그 이유는 삼성봉에서 산막이 마을까지 가기 위해서는 임도로 내려선 후 다시 임도를 따라 약 25분을 더 걸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뒤쪽이 삼성봉이며, 아래 갈림길로 돌아와 하산을 합니다..
삼성봉 가는 길은 별 특이한 점이 없었으며 삼성봉에는 천장봉에서 약 26분이 소요되어 도착하였다. 삼성봉은 정상석도 없고 표시석만 있었으며 이곳에서 하산길이 있으나 그 길은 특이점이 없어 삼성봉에서 약 10분 정도 휴식을 한 후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하산을 하였다. 산막이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신령 참나무를 볼 수 있었고 ‘큰 진달래 능선’을 지나 식사를 한 후 산막이 마을에는 천장봉에서 약 2시간 15분이 소요된 13:33분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쳤다.
삼성봉 정상입니다..
이곳의 나무는 활엽수입니다..
신령 참나무..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
버섯, 어묵, 떡국 라면으로 식사를 합니다..
산막이 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산막이 옛골 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치고, 산막이 옛길을 걷습니다(별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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