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소골 트레킹 (2010. 8. 28일 토요일)】
응봉산(999m)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 소재하며,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렸다. 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재량박골, 온정골 등 굵직한 계곡을 다섯이나 자락에 품고 있다. 이 중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의 계곡 세 개는 계곡이 풍부하다는 뜻의 ‘풍곡(豊谷)리’에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울진 쪽의 온정골과 삼척 쪽의 용소골이다. 온정골은 원래 노천온천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구온천으로 개발돼 이 지방의 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용소골은 무인지경의 원시림 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로 몇몇 전문산악인들만 끼리 끼리로 찾을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한 굽이를 돌면 또 한 굽이의 계곡이 열리는 장관이 장장 14km에 걸쳐 쉼 없이 펼쳐지며 하나같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물색을 띠고 있는 3개의 용소가 도사리고 있고 구절양장처럼 휘도는 협곡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경험자를 대동하는 게 안전하다. 예측불허의 폭포와 한 굽이 돌 때마다 입을 쩍쩍 벌리게 하는 소와 담은 한여름에도 소름 돋을 한기를 뿜어낸다.
산행은 덕구온천에서 온정골로 올라 올라간 길로 하산(5시간 소요)하는 방법과 온정골로 정상에 올라 용소골로 하산하거나 용소골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 용소골을 경유하는 코스는 산에서 1박2일은 잡아야 하고 아마추어 등산인 들에게는 다소 무리이고 힘든 코스이다.
용소골의 압권은 1·2·3 용소로 세 개의 용소 가운데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며 신성시하던 곳으로 기우제를 지내던 1용소까지는 덕풍마을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일부는 2용소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함) 응봉산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1용소만 보더라도 응봉산 계곡이 지닌 마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산행을 제법 해본 산꾼이라면 정상을 넘어 온정골 덕구온천까지 하루거리의 계곡 산행을 욕심내볼 만하다. 1용소에서 2용소까지 1시간, 2용소에서 3용소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용소골을 오르는 대다수 등산객들은 3용소를 지나 주계곡을 계속 따라가는 길보다는 시간도 단축될 뿐 아니라 천연의 계곡을 따라 정상까지 길도 잘 나 있는 3용소 가기 전 왼쪽의 작은당귀골로 곧장 응봉산 정상으로 오른다. 용소골의 상부에는 임도가 나 있어 제멋을 잃어 버렸고 또한 응봉산 정상을 남쪽으로 한참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응봉산 정상에서 맑은 날이면 동해까지 바라다 보이며, 정상에는 98년 11월23일 육군본부 항공대의 헬기 지원으로 세웠다고 하는 높이 2m 정도 되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온정길을 따라 덕구온천까지 하산하는 데는 2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용소골은 협곡인지라 주계곡을 따라 오르면 길 잃을 염려는 크게 없으나, 주의할 곳은 제1용소와 2용소의 우벽의 트래버스하는 곳. 2용소와 3용소 사이에도 몇 개의 소를 더 지나므로 약간의 보조 자일과 슬링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실제 로프가 설치되어 있음)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온 사람들에게는 풍곡리 입구에서 덕풍마을까지 이어진 덕풍계곡(지도에는 풍곡계곡이나 주민들은 덕풍계곡이라 부른다)을 권할만하다. 덕풍계곡은 계곡 좌우 깎아지른 절벽이 절경인 곳으로 점차 안으로 들어갈수록 계곡이 넓어진다. 찍소, 구룡소 등 전설이 담긴 소가 군데군데 펼쳐진다. 첫 번째 다리를 지나서 있는 구룡소에는 길이가 15센티미터나 되는 산천어를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다.
제2용소
▶11:30 트레킹시작(약 4시간 55분 트레킹/식사 휴식 포함)
금일트레킹은 건강셀프등산회의 제189차 산행으로 유달리 폭염이 내리쬐는 금년 여름을 보내는 것이 아쉬워 선정되었으며, 이번 트레킹은 덕풍산장 ~ 제1용소/중식 ~ 제2용소 ~ 제3용소의 원점회귀 5시간 계획으로 추진하였다. 주중 내내 비가 내리고, 남부 일부 지역은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말에도 폭우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과연 계곡 트레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나, 전날 울진/삼척지역은 당일 저녁에 비가 온다는 동네예보에 따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여러사정으로 참석이 여의치 않았던 고문님과 어깨 수술로 6월의 조령산 산행 후 2개월 보름만에 처음 모습을 보인 종재기님, 그리고 써니님 등이 참석하여 모처럼 건셀 애마가 꽉찬 총 9명이금일 트레킹에 동행하였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국방등산회 회장의 보직발령 축하를 위해 국방등산회에서 추진하는 설악산 흘림골을 가려고 하였으나 주중 산행 참여인원이 저조하여 건셀에 동행하였는데 뜻밖에도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어 보기가 좋았다. 건셀애마는 당초 계획대로 7:20분 신사역에서 삼척을 향하여 출발하여 산행들머리인 덕풍산장에는 11:15분경 도착하였다.
계곡트레킹 들머리인 덕풍산장(1박2일팀이 촬영한 장소)
• 덕풍산장 들머리(11:30) - 제1용소(12:19)(들머리에서 49분소요)
금일 트레킹코스의 경우 풍곡리에서 산골오지마을인 덕풍리까지의 덕풍계곡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량을 통제했었는데, 휴가철이 지나서 그런지 차량이 통과할 수 있어 설악산의 백담계곡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덕풍계곡의 빼어난 경치는 차량으로 통과하였으며, 덕풍산장에서 잠시 정비를 한 후 11:30분부터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약5분후 노란색의 마타리밭을 지났는데 주변 경치와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지체하였으며 약 10분 후 본격적인 계곡탐방이 시작되었다.
멋진 장소입니다(노란 마타리가 피어 있어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음)
사실 1980년대의 용소골은 아무나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말 그대로 비경의 골자기 이었고, 1990년대의 용소골은 일부 산꾼들 만이 찾기 시작한 그런 곳이었으며, 그리고 2천년 이즈음의 용소골은 누구나 다 갈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골자기가 되어 한여름에는 많은 팀들이 계곡탐방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인지 몇몇 개인팀 이외 단체로 찾는 팀이 없어 매우 한적하여 여유있게 진행할 수 있었으며, 우리 팀도 빠른 진행을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전에 유의하면서 천천히 진행하였다
.
비경입니다..
본격적인 탐방을 시작한 5분후에 철계단을 지날 수 있었으며, 다시 5분후에는 굵은 로프가 매여 있는 지역을 지나갔다. 다시 계곡을 따라 철계단이 이어지고...이와같이 덕풍산장에서 1용소까지는 때로는 로프를, 때로는 철계단을, 때로는 물속으로 진행을 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등산화를 버릴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들머리에서 45분이 지난 시점에 제1용소 앞에 도착하였으며, 용소 앞의 물은 용소로 접근할수록 점점 짙게 변하여 용소폭포 앞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흙빛으로 변하여 위압감을 느낄 정도였다.
제1용소 앞(물빛이 용소로 갈수록 짙어지네요..)
제1용소에는 들머리에서 약 50분이 소요된 12:19분에 도착하였으며, 용소폭포는 기암괴석 사이로 용트림하듯 폭포수가 낙수되어 떨어지는데 수심이 워낙 깊어 마을 주민들이 명주실 한 꾸러미를 넣은 결과 4km 떨어진 선너머 마덕구 계곡으로 나왔다는 전설이 있다고 알려 진다.
제1용소 입니다(소가 얼마나 깊으면 물빛이 흙색일까요..)
• 제1용소(13:05) - 제2용소(13:35)(제1용소에서 30분소요)
제1용소의 우측 사면의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굵은 로프를 잡고 통과하면 다시 좁은 협곡지대가 눈앞에 펼쳐지며 식사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있다. 이곳에서 약40분간 식사를 한 후 제2용소를 향하여 출발을 하였는데, 우리팀 사정으로 제3용소까지 진행하기는 힘들다는 판단하에 일행을 2개조로 구분하여 나와 회장님은 제2용소를 지나 제3용소 방향으로 약 30분 정도 탐방한 후 돌아와 일행과 합류하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은 제2용소까지만 진행한 후 되돌아오기로 하였다.
식사후 제2용소를 향하여..
제1용소에서 제2용소 가는 길도 좌․우측으로 여전히 깎아지른 절벽의 협곡지대가 이어지고, 철계단과 굵은 로프가 매어 있는 지대를 통과해야 되며, 때로는 물속으로 진행해야 된다. 계곡물은 소의 깊이, 물속으로 투과되는 빛의 양에 따라 여러 빛깔의 색을 띠고 있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때로는 연한 하늘빛을 보이기도 하고 물속의 돌 색깔에 따라 갈색톤을 띠기도 하여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었으며, 소가 깊은 곳은 한치 앞도 가름할 수 없는 흙빛으로 변하여 위압감으로 다가 왔다.
나그네는 무슨 생각을 할까?
제1용소에서 약 10분 후 좌우로 깍아 지른 절벽의 협곡을 지나 소가 형성된 곳에 모래톱이 들어난 곳이 보였으며(돌아가는 길에 20여분 휴식을 취했음) 구절양장처럼 휘도는 협곡을 따라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급하게 물을 흘러 보내고 예측불허의 폭포와 한 굽이 돌 때마다 입을 쩍쩍 벌리게 하는 소와 담에서 뿜어내는 한기는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릴 정도였다.
모래톱이 들어난 곳(휴식 장소)
구비구비 흘러가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비경이 숨어 있을 줄이야..
제1용소에서 약 30분지나 제법 너른 소와 그 위로 넓은 물줄기를 흘려보내는 제2용소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예전 덕풍마을 주민들이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로 개를 산체로 용소에 집어넣고 비를 기다리면 여지없이 몇 시간 이내 비가내리고 물이 넘쳤다고 한다.
드뎌 제2용소에 도착하고(제1용소에서 30분 소요)
• 제2용소(13:40) - 물이 많은 협곡(14:10)(제2용소에서 30분소요)
제 2용소에서 잠시 경치를 구경한 후 우측에 설치된 로프를 따라 진행하였으며, 약 5분 후 잔잔한 계곡의 멋진 바위위에 나무가 자라는 것이 보였으며, 계속해서 깊은 협곡을 따라 진행하였다. 약 25분 후 급류가 흐르는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되돌아가려다 조금 더 진행 한 후 물이 잔잔한 협곡에 도착하여 세수를 하고 잠시 쉰 후 일행이 있는 제2용소로 되돌아갔다.
바위위에 나무가 자라네요..
물살이 장난이 아니고..
제3용소는 다음을 위하여 남겨두고 여기서 되돌아 가기로 결정하고
• 물이 많은 협곡(14:15) - 제2용소(14:43) -제1용소(15:44) - 덕풍산장(16:25)
이곳에서 제3용소까지는 빨리 간다고 해도 약 1시간 30분 정도는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어 일행과의 약속 때문에 다시 제2용소를 향하였으며, 약 28분 후 제2용소에 도착하였으나 일행이 보이지 않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일행이 보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우리 일행은 제1용소에서 2용소까지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여 약 1시간이 소요 되었다고 함) 이후 일행과 합류하여 서로 협력하여 진행하였으며 제1용소 못미처 모래톱이 있는 곳에서 약 20분간 알탕과 휴식을 즐겼고, 제1용소를 거쳐 덕풍산장에는 16:25분에 도착하여 오늘 트레킹을 안전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제2용소(각도를 달리 하니..)
실폭포도 있고..
멋집니다..
계곡이 정말 깊습니다...
모래톱이 있는 곳(휴식장소)
물속을 건너야 되네요..
제1용소
▶트레킹 후기
이번 트레킹은 관악산 야간산행 - 북한산 비박산행 - 대야산 1박2일에 이은 2010년 여름 산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용소골의 깍아 지른 절벽의 협곡 지형에 따라 물줄기가 때로는 급하게, 때로는 여유있게 흘러 소를 이루고 있었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물의 색체에서 때로는 신비감을, 때로는 위압감을 느끼면서 자연이 빚어 놓은 비경에 마음을 빼앗겼던 하루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동안 개개인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석이 제한되었던 에델고문님, 종재기님, 써니님 등이 모처럼 참석하여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었다. 비록 당초 계획대로 시간의 제약과 안전을 고려하여 제3용소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이 아름다운 비경이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멋진 트레킹이었다고 자평해본다.
끝으로 이번 트레킹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하게 리딩한 일출대장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모처럼 만에 오신 종재기님, 써니님, 에델고문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으며, 회장님 등 트레킹에 참여하여 시종일관 함께한 모든 분들의 수고에도 고마움을 표하며, 이번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신 건셀의 모든 울님도 다음 산행에 참석하여 좋은 추억 만들어 가시기 바란다. 다음 주 산행은 백명산인 충양 청양의 칠갑산(561m)이 계획되어 있으니 많이 참석하여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란다. (금번 트레킹에 참석한 9명은 심통회장, 에델고문, 일출대장, 산누리대장, 천송, 종재기, 사계절, 써니, 그리고 나)
종재기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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