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강원도 인제에는 자작나무숲이 두 군데 있다.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과 수산리(응봉산) 자작나무숲이 그곳이다. 자작나무는 하얀색 나무껍질로 잘 알려진 활엽교목이며,추위에 강해 강원도 산간 지역에 특히 많이 분포한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산 75-22번지의 원대봉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일명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원래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1974~95년 자작나무 138ha를 조림한 곳인데, 자작나무숲으로 명성을 알리게 된 동기는 1993년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자작나무와 낙엽송을 함께 심는 혼효림을 만든 것이 그것이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자작나무는 아름드리로 성장하여 2012년에는 정비 사업이 진행됐고,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이름으로 12년 10월 개장한 숲유치원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흔히 눈 덮인 시베리아 벌판이나 북유럽의 산간마을을 연상케하는 낭만적인 숲이다. 그래서 '숲의 귀족'이란 애칭도 갖고 있다. 그 숲에 머무는 동안에도 우리나라의 풍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먼발치에서 눈으로 감상하는 숲이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서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며 잘 자란 자작나무들을 쓰다듬어 보거나 안아볼 수 있어 자작나무숲의 매력을 오감(五感)으로 즐기는 곳이다. 하얀 자작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숲길을 걷다 보면 온갖 시름과 피로가 말끔히 씻어지는 듯하다.
근래에 이곳이 TV와 사진가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반 탐방객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숲을 관리하고 있는 인제국유림관리소도 탐방객을 유치하고 숲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숲 속에는 세 개의 탐방로가 있다. 1코스인 자작나무코스(0.9㎞), 2코스인 치유코스(1.5㎞), 3코스인 탐험코스(1.1㎞)이다. 총길이 3.5㎞의 이 탐방로는 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너비여서 아늑하고 조붓한 느낌을 준다.
숲 한가운데에는 작은 쉼터와 광장이 마련돼 있다. 광장에는 숲속유치원 시설인 자작나무 그네와 정글, 외나무다리 등이 놓여 있다. 숲은 휴대전화조차 터지지 않는 두메여서 잠시나마 번잡한 세상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쉼터에 자리를 펴고 한참 동안 앉아 있어도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햇살이 새하얀 수피(樹皮)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바닥에 누워 따사로운 가을볕이 얼굴을 간질이는 느낌도 즐겨 본다. 시간은 숲 안에서 정지되고, 바닥에 누인 팔다리는 나무뿌리가 되어 자연과 하나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하얀 나무껍질 덕분에 설원 속을 거니는 느낌이랄까 특히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라서 여름에 찾으면 특히 시원한 숲 바람과 함께 맑은 영혼의 씻김이라도하듯 피톤치드 샤워로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자작나무숲은 여름도 좋지만, 가을과 겨울의 풍광이 더욱 수려하다. 가을에는 자작나무에 노란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설원과 백색 수피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새하얀 자자나무 숲..
강원도 인제군은 천상의 화원이라는 곰배령과 '숲의 귀족'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자작나무 숲이 특히 유명하다. 곰배령은 예전에 다녀 온 바가 있지만 자작나무 숲은 명성만 들었지 실제 가보지는 못했는데 이번 추석 명절 연휴를 맞이하여 안내(산수)산악회에서 자작나무 숲을 간다는 것을 알고 신청하여 갈 수 있었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 들머리..
자작나무숲에 가려면 초소에서 숲까지 3.2㎞ 구간은 걸어 들어가야되며, 초입에도 자작나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S자 모양으로 구불거리는 임도는 흙길과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번갈아 나타난다. 양쪽 길가에는 활엽수가 울창하고 길섶에는 물봉선, 마타리 등 야생화가 보였다.
자작나무가 조금씩 보입니다..
이곳 자작나무는 별로 굵지 않네요..
물봉선이 군락을 이루어 한창이더군요..
이제 자작나무숲 까지는 1km 남았습니다..
약 50분 정도 임도를 걷다 보면 왼쪽에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새겨진 나무 조각상이 보이며, 이곳에서부터 자작나무 숲 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조각상 뒤로 새하얀 줄기에 싱그러운 초록 잎이 우거진 자작나무숲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자작나무 숲 트레킹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자작나무숲으로 들어갑니다..
자작나무숯 탐방은 3개코스로 일부코스는 겹치며, 서로 만날 수 있으므로 어느 코스로 가도 무방하다. 나는 1코스(자작나무코스) ~ 2코스(치유코스) ~ 3코스(탐험코스)를 경유하여 원대임도로 해서 원점회귀 하였다.
트레킹코스 : 1코스 ~ 2코스 ~ 3코스로 진행
잘라놓은 자작나무들..
멋진 소나무도 볼 수 있고..
얼마전 TV에서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군락지에서 차가버섯을 채취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차가버섯을 차로 달여 먹는데 그러면 추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2년전 몽골에 갔을 때 한인상회에서 차가버섯으로 만든 차를 판매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당시에는 효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구매하지 못했는데, 일부 구매한 사람들 얘기로 차가 정말 좋았다고 한다. 아직 한국의 자작나무 숲에는 차가버섯이 보이지 않는데, 아마도 나무가 아직 오래되지 않아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햇빛은 머금은 자작나무숲이 생기가 있네요..
차가버섯은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197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옛 소련의 솔제니친은 1950년 말 위암 말기로 죽을 뻔했는데 차가버섯을 먹고 극복했으며, 90세까지 장수를 누렸다고 한다.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의 수액을 빨아먹고 살며, 무려 15∼20년 동안 자란다. 두께가 10cm가 넘어야 하며, 15년 이하는 약효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자작나무..
1코스(자작나무 코스)에서 2코스(치유코스)로 진행합니다..
햇빛 머금은 자작나무가 싱그럽습니다..
2코스로 진행합니다..
자작나무의 용도로 일본에서는 자작나무가 이에 좋다며 이쑤시개로 많이 쓴다. 자작나무과 나무의 가로로 얇게 벗겨지는 껍질은 종이 역할을 하는데, 단단하고 병해충에도 강해 신라 천마도와 고려 팔만대장경에도 사용됐다고 한다.
쭉쭉뻗은 자작나무 숲이 보기 좋습니다..
이 숲을 거니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될 수 있네요..
야생화들이 곳곳에 자태를 들어내고..
숲 한가운데에는 작은 쉼터와 광장이 마련돼 있다. 광장에는 숲속유치원 시설인 자작나무 그네와 움막, 외나무다리 등이 놓여 있다. 탐방객들은 나무 그네를 타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 3코스로 원점회귀 합니다.
숲 한가운데 마련된 쉼터에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습니다..
움막 입니다..
이곳 위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네요..
3코스로 하산을 합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햇살이 새하얀 수피(樹皮)에 녹아듭니다..
전기가 없던 시절, 어두워진 신방을 밝혀주는 도구로 자작나무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자작나무 표피는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다 기름기가 많아 불에 잘 탔으며, 연소될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내서 '자작나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껍질이 벗겨진 자작나무..
3코스가 끝나는 지점에는 물이 흘러 내려 족욕을 할 수 있어 그곳에서 약 20분간 휴식을 취한 후 흙길을 따라 안내소로 원점회귀 하였다.
여기서 부터 안내소까지는 흙길이 이어집니다..
간간히 자작나무가 보이고..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원정임도와 91원대임도 갈림길에 도착하였습니다..
말들이 있더군요..
트레킹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본 일몰입니다..
▶트레킹 후기
자작나무숲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약 3.2km 임도를 걸어야 되며, 실제 자작나무 숲을 걷는 거리는 3.5km밖에 되지 않는다. 자작나무숲 트레킹 후에 다시 임도길 약 2,7km를 걸어야 되므로 트레킹의 총 길이는 9.4km거리이나 경사가 별로 심하지 않아 실제 걷는 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따라서 자작나무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록 걷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지만, 자작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맡으며 여유있게 걷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하얀 자작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숲길을 걷는 것 그 자체가 힐링으로 걷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화가 깃들 수 있다.
추석 다음날 자작나무 숲을 거닐 수 있어 명절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즐거운 트레킹이 되도록 애를 쓰신 안내(산수)산행의 산행대장인 강태공님 수고 많았으며, 함께 자작나무숲 트레킹을 한 모든 분들도 추석연휴를 알뜰하게 보내시기 바란다.
-안도현 ‘자작나무를 찾아서’-
친구여, 따뜻한 남쪽에서 제대로 사는 삶이란 뭐니뭐니해도 자작나무를 찾아가는 일/ 자작나무 숲에 너와 내가 한 그루 자작나무로 서서 더 큰 자작나무숲을 이루는 일이다./ 그러면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겠지/ 어라, 자작나무들이 꼭 흰옷 입은 사람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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