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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북알프스
일반산 산행기/영남

산청 웅석봉(15.2.7)에서 호연지기를 느끼고 정취암에서 여유를 찾다.

by 산사랑 1 201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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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2015. 2. 7일 토요일)】

 

지리산 천왕봉에 맥을 대고 있는 산청 웅석봉(熊石峰 1,099m)은 백두대간 종주 붐이 일면서 천왕봉에서 마친 백두대간 종주자들이 아직도 가야 할 산줄기가 더 있다는 사실에 그 미진함을 채우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연장등산을 하면서 더욱 찾는 산꾼들이 많아진 명산이다.

 

웅석봉은 꼭대기가 곰같이 생겼다 하여 웅석봉(熊石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름 그대로 '곰바위산'으로 불린다. 유산(楡山)·웅석산이라고도 하며, 1983년 11월 23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정상부에서 놀던 곰이 가파른 북사면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실제로 웅석봉 정상에서 보면 북쪽에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형성되어 있어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할 정도로 산세가 험하다. 굳이 곰의 전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산청읍에서 바라본 웅석봉은 곰처럼 둔중하고 뚝심 있게 솟아있다.

 

보통 웅석봉은 지리산 자락의 한 봉우리로 분류된다. 천왕봉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백두대간 줄기는 중봉과 하봉을 거쳐 쑥밭재에 이른 다음 방향을 동으로 틀어 왕등재와 깃대봉을 거쳐 경호강으로 잦아들기 직전 밤머리재에 이르러 다시 우뚝 솟은 산이 웅석봉이며, 밤머리재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7㎞이다. 웅석봉은 이렇게 지리산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남북으로 제법 큰 산괴를 형성하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줄기는 경호강으로 이어지지만, 남릉은 수양산(502m)을 거쳐 덕천강으로 뻗어나가면서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합천 쪽의 황매산(1,104m)·가야산(1,430m)이 보이고, 지리산(1,915m)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국자연보존협회에서 '한국명수 1백선'으로 선정한 선녀탕을 감상할 수 있으며 구절양장 경호강을 굽어볼 수 있으며, 가을이 되면 화려하게 물드는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다.

 

산세가 웅장한 만큼 수려한 계곡도 많다. 정상을 중심으로 뻗어 내린 곰골과 어천계곡, 청계계곡, 닥밭실골 외에도 남릉에서 발원하는 백운동과 실골 같은 골짜기는 경관이 뛰어나고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웅석봉은 이렇게 빼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음에도 지리산에 비하면 한적한 편이다. 지척에 위치한 지리산 천왕봉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남 지역 산악인들은 웅석봉에도 지리산 못지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천왕봉의 모습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 웅석봉만한 곳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출처 : 한국의 산천을 중심으로]

 

웅석봉 정상..

 

 

▶10:35분 산행 시작 (5시간 20분산행/식사 및 휴식 포함)

 

금일산행은 건강셀프등산회 제420산행으로 산청 웅석산이 추진되어 8명이 함께하였으며, 산행은 밤머리재(10:30)~ 선녀탕 ~ 왕 재 ~ 웅석봉 정상 ~ 십자봉 ~ 지곡사(16:00)의 약 9.8km, 5시간 30분 산행이 추진되었다.

 

산행추진 방향..

 

 

웅석봉은 지리산 태극종주(90.5km)상에 있으며, 천왕봉의 모습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 할 수 있는 산이다. 거리가 다소 멀어 건셀애마는 평소보다 약 20분 빠른 07:00분에 신사역을 출발하여 금산랜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으며, 당초 들머리인 지곡사보다 지리산을 조망하기 좋은 밤머리재에서 추진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여 10:20분경에 밤머리재에 도착하였다.

 

※ 지리산 태극종주는 덕두산을 기점으로 해서 바래봉 ~ 세걸산 ~ 정령치 ~ 성삼재 ~ (주능선) ~ 삼도봉 ~ 세석 ~ 천왕봉 ~ (동부능선) ~ 왕등재 ~ 웅석봉 ~ 달뜨기능선 ~ 수양산 ~ 시무산으로 완성된다.

 

들머리인 밤머리재 모습(산누리님 작품)..

 

들머리인 밤머리재에서 본 모습..

 

밤머리재에서 대원사가 10km 거리네요..

 

밤머리제에서 길 건너 등산로 입구입니다..

 

 

 

 

• 밤머리재(10:35) ~ 웅석봉(13:35)(밤머리재에서 3시간)

 

밤머리재에는 간이매점으로 운용하고 있는 버스가 한 대 주차해 있었으며, 이곳에서 대원사까지는 10km 거리임을 알 수 있었다. 밤머리재에서 약 15분에 걸쳐 정비도 하고 산행계획을 확인한 후 응석봉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밤머리재에서 산행계획을 확인하고..

 

등산로는 초반부터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져 있었으며, 약 15분지나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에 잔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동안의 건셀 산행을 통하여 지리산의 능선을 조망한 것은 2012.11. 3일 삼신봉(303차 산행), 2014. 1월 만복대(363차 산행) 등이 있는데 지리산은 언제 봐도 멋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산행을 출발합니다(10:35/산누리님 작품)

 

초반부터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지리산 천왕봉(좌측)과 중봉(우측)이 보이기 시작하고..

 

지리산 둘레길 5코스(함양 동강마을 ~ 산청 수철리 구간 11km) 수철리 마을과 왕산(일출님 작픔) 

 

들머리에서 약 32분 경과하여 밤머리재 1km(웅석봉 4.3km) 지점을 통과하였으며, 잠시후 경호강을 따라 산청읍이 조성되어 있는 모습과 멀리 황매산이 조망되었다. 황매산을 당겨 보니 사람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왕재까지 계속해서 지리산의 넓은 모습을 조망하면서 갈 수 있었다.

웅석봉 4.3.km 남기고(밤머리재에서 32분 경과/11:07)..

 

경호강을 따라 산청시가지가 보이고 멀리 황매산이 보이네요..

 

황매산을 당겨 보니 누운 사람 얼굴 같네요..

 

천왕봉과 중봉을 계속 보면서 진행합니다..

 

경호강을 당겨 봅니다..

 

 

잔설로 덮여 있는 지리산 천왕봉과 동부능선이 부드럽게 다가오고..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호연지기가 생기고..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요 바위에 올라서면 멋진 그림이 나옵니다..

 

요렇게 멋진 그림이 나오지요(일출님 작품)

 

중간 중간 조망처가 나오면 경치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진행하였으며, 왕재에는 들머리에서 약 1시간 47분이 소요된 12:22분에 도착하여 약 10분간 휴식을 취했다. 왕재는 당초 계획인 지곡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선녀탕 방향을 보니 음지로 잔설이 많이 있어 올라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왕재에 도착합니다(12:22분/산누리님 작품) 

 

왕재에서 응석봉까지는 2.0km(선녀탕2.0km, 밤머리재3.3km)를 가야 되며 등산로는 올라올 때보다 한결 수월한 것 같았다. 왕재를 지나 약 15분 경과하여 오름길 좌측방향으로 낭떠러지가 이어져 있었으며, 그곳에서 보는 조망도 일품이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동부능선이 왕등재를 거쳐 웅석봉까지 이어져 있는 모습이 그림 같았으며, 들머리인 밤머리재가 도로 끝 지점에 있는 것과 하산지점의 내리저수지도 볼 수 있었다.

 

낭떠러지에 올라서 조망을 합니다.. 

 

지리산 동부능선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고..

 

중앙에 도로를 따라 들머리인 밤머리재가 보이고..

 

절벽에서 조망을 하고..

 

하산지점인 내리저수지가 보이고..

 

이곳 낭떠러지에서 약 10여분 경치도 조망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하여 완만한 경사지역을 따라 올라가면서 응석봉 정상이 완만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잇었다. 응석봉 400m 남긴 지점에서 큰날등봉 갈림길(밤머리재4.9km, 큰등날봉1.1km, 삼장면홍계9.5km, 다물평생교육원8.1km)을 지나면서 주목을 식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리의 장엄한 능선이 펼쳐져 있네요..

 

소나무가 직각으로 자라고 있네요..

 

웅석봉 정상이 보이네요(산누리님 작품)..

 

정상의 산불감시소..

 

주목군락지를 지나 잠시 후 헬기장이 나왔으며,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300m만 올라가면 되어 식사를 하려다가 바람이 조금 불어 와 정상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다시 올라가 정상에는 들머리에서 약 3시간이 소요된 13:35분에 도착하였다.

 

 

웅석봉 정상입니다(13:35분)

 

• 웅석봉(14:45) ~ 지곡사(16:25)(웅석봉에서 1시간 40분)

 

정상에는 산불감시소가 있었으며, 조망은 지나온 능선과 멀리 지리산이 한눈에 시야에 들어왔으나 미세먼지가 증가하여 오전보다는 희미하게 보였다. 정상석에는 웅석봉의 이름과 관련이 있는 곰 한마리가 그려져 있었으며, 우측아래에 나무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정상에서의 단체인증..

 

정상석에는 웅석봉의 상징인 곰이 그려져 있네요..

 

정상 전망테그에서 본 모습..

 

곰골 능선과 멀리 지리산 정상이 희미하게 조망되네요..

 

 

식사는 겨울산행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오뎅, 만두, 떡국, 라면 등을 약 1시간 동안 끓여 먹고 커피까지 마시니 금상첨화였다. 식사 후 일출대장은 차량회수를 위하여 다시 원점회귀를 하였는데 나중에 확인 해보니 큰날등봉으로 하산을 하였으며, 큰날등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상당한 경사에 나뭇잎이 그대로 있어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일출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계획대로 십자봉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초입에 잔설이 많이 남아 있어 아이젠을 하여야 할 지 고민이 되었으나 그냥 진행을 하였으며, 다행히 조금 진행하니 잔설도 별로 없고 길도 그리 가파르지 않아 걷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전망테그에서 약 1시간에 걸쳐 식사를 합니다(산누리님 작품)..

 

오뎅, 떡국, 만두, 라면 등을 끓여 먹는데 별식입니다(산누리님 작품)

 

식사후 지곡사를 향하여 하산을 합니다(산누리님 작품)

 

로프지역도 몇 군데 통과하고 나니 등로는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진행할 수 있었으며, 정상에서 약 40분경과(15:25분)하여 십자봉으로 오르기 직전에 갈림길(내리4.3km 웅석봉1.0km 어천4.0km)이 나왔다. 여기서 내리방향으로 진행하였으며, 십자봉을 끼고 돌아 약 5분 지나니 바위지대가 나왔다. 바위지대에서 보니 경호강을 따라 대전 ~ 통영간 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갈림길에서 약 1시간이 지나 임도와 만나는 지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다시 약 5분 후에 십자봉 오거리(웅석봉 4.3km, 십자봉 3.3km, 선녀탕 2.0km, 하산하는 길 250m)에 도착하였으며, 십자봉 오거리에서 좌측방향의 임도따라 내려가다가 우측으로 하산길이 보이는 갈림길을 지나 약 50m 정도 내려가니 내리저수지가 지척에 보였다.

 

내리(4.3km)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대전 ~ 통영간 도로와 경호강..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뒤 돌아 본 웅석봉 방향 모습..

 

하산길도 거의 끝나갑니다..

 

부드러운 길을 따라 진행하고..

 

임도와 만나는 지점입니다..

 

십자봉 오거리에 도착하고..

 

지곡사 200m 남기고(산누리님 작품)

 

내리저수지 입니다..

 

 

저수지에서 조금 위쪽으로 지곡사가 보여 잠시 지곡사를 구경하고 정상에서 헤어진 일출대장이 지곡사까지 차량을 가지고 와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지곡사가 보이네요(산누리님 작품)

 

산행 후 산청 8경중의 하나인 정취암을 구경하기 위하여 이동을 하였는데 이동 중인 도로에서 본 정취암이 절벽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취암 가는 길에 멋진 소나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정취암에 도착하니 진돗개가 반겨 주었다. 정취암은 산청군 산청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대성산 중턱 기암절벽에 기대어 둥지를 틀고 있는 해인사 말사다.

 

증취암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너무 멋지네요(일출님 작품)..

산행을 마치고 정취암에 들러 구경을 하였는데 소나무가 멋있더군요..

 

 

바위 위의 나무가 멋지게 서 있네요..

 

정취암의 창건설화에 따르면, 신라 신문왕 6년(686) 동해에서 부처가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발하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다른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 이때 의상대사가 두 줄기 서광을 좇아 금강산에는 원통암을, 대성산에는 정취사를 세웠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조선 중기의 기록에는 정취사로, 조선 후기에서 구한말 사이에 조성된 불화에는 정취암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 말에는 공민왕의 개혁 의지를 실현하고 원나라와 명나라의 간섭을 극복하려는 개혁 세력의 주요 거점이었고, 현대에 와서는 조계종 종정을 지낸 고암 대종사와 성철 대종사가 주석했다고 한다.

 

 

절벽위에 암자가 세워져 있고..

 

절 들에는 멋진 소나무가 있고..

 

 

 

정취암이 멋진 곳에 자리잡고 있더군요..

 

위에서 내려 본 정취암의 모습(일출님 작품)

 

바위에 자라는 소나무가 있네요..

 

정취암을 구경한 후 서울로 출발하여 추부에 있는 골목추어탕 집의 추어탕(8,000원)으로 늦은 식사를 한 후 남부터미널에 21:30분에 도착하여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추부 추어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산누리님 작품)..

 

 

▶산행 후기

 

건강샐프등산회 제 420차 산행으로 추진된 산청 웅석봉은 지리산 태극종주(90.5km)상에 있으며, 천왕봉의 모습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 할 수 있는 산이다. 건셀에서 추진한 산행 중에 2012. 11월에 추진한 산신봉, 2014, 1월에 추진한 만복대 산행에서 지리산의 장엄한 모습을 조망해 보았기에 많은 기대가 되었다. 산행 들머리를 당초 지곡사에서 지리산을 조망하기 좋은 밤머리재로 변경한 것이 주효하여 지리산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동부능선의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면서 호연지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산행내내 우리 팀 외에는 다른 산행팀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산행 후 들렀던 산청 8경중의 하나인 고요한 정취암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산행 후의 여유가 있어 좋았다. 지리산의 멋진 모습에 반하여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내어 지리산 태극종주를 한 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번 산행을 위하여 멋진 계획을 수립하고 산행 및 안전운행에 수고한 일출대장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정상에서의 맛난 음식을 위하여 수고한 심통님, 천송님, 초코님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 드린다. 허리가 아픈 가운데서도 참석한 천송님의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리며, 함께 산행한 산누리님 등 모든 분들의 수고에도 감사드린다. 이번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건셀의 울님들도 다음 산행에는 참석하여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산행은 완주 천등산(707m)이 계획되어 있으니 많이 참석하여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계절의 특색도 느끼며, 즐거운 추억도 만드시기 바랍니다.

 

 (금번 산행에 참석하신 8명은 심통회장, 일출대장, 고산, 산누리, 천송, 초코, 아향, 그리고 나)

 

솟대님 제공..

  

 

봄이 오는 소리가 서서히 들려와 이 시를 담아 봅니다..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