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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북알프스
해외 산행/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행의 황홀함을 느끼다(13. 9.29~30) 둘째날 여정

by 산사랑 1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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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부위에 있는 당나귀 귀봉과 키나발루의 상징인 남봉 아래 구름과 일출의 여명이 연출하는 황홀한 모습..

 

【산행 2일 차】

 

"라반라타"산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6인실의 방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이층 침대의 삐꺽 대는 소리와 코 고는 소리 등으로 쉬 잠이 들 수 없어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12:30분경에 기상을 하였다. 연 이틀에 걸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오늘 산행이 다소 걱정이 되었으나 컨디션은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당초 01:30분에 식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잠시 후 식당에 내려가니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02:00까지 기다렸다가 간단히 요기를 한 후 겨울용 파카와 우의만 넣고 간단하게 꾸린 배낭을 짊어지고 02:40분에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02:36분 산행을 위하여 산장 밖으로 나오고..

 

▶02:40 산행 시작(약 8시간 소요/ 휴식 포함)

 

칡흙 같이 어두운 밤에 헤드렌턴을 켜고 앞사람을 따라 천천히 진행을 하였는데 마치 설악산 야간산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으며, 가끔 뒤를 돌아보면 렌턴 불빛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야간산행은 앞사람과 보조를 맞추면서 따라만 가면 되므로 경사가 높은 산의 경우 주간 산행보다 유리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03:20분)..

• “라반라타"산장(02:40) ~ 키나바루 ”로우봉“정상 (05:50분)(약 3시간 10분 소요)

 

"라반라타" 산장에서부터 약 30분 진행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올라갔으며, 어느 단계에 올라가니 굵은 로프가 메어져 있었다. 키나발루 산의 암반은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잘 미끄러지지 않기 때문에 큰 위험구간이 없으며 다소 가파른 곳을 지날 때를 제외하고는 굳이 밧줄을 잡지 않고 올라가도 되지만, 굳이 로프를 깔아 둔 이유는 고산의 특징상 자주 안개가 짙게 깔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이때 로프를 길잡이 삼아 갈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로프는 안개가 많이 끼는 등 기상악화 시를 대비하여 설치한 것으로 기상악화시 로프가 생명줄 역할을 한다.

 

로프를 잡고 가고 있네요..

 

"라반라타" 산장에서 대충 1시간 30분 정도 지나면 사얏사얏 산장(3,668m)이 나오는데 여기를 통과해야만 컬러로 된 정상 등반증명서가 발급되고, 라반라타 산장까지만 오를 경우에는 흑백으로 된 등반증이 나온다. 나중에 확인된 일이지만 우리 일행 19명은 전원이 모두 정상 등반에 성공을 하여 모두 칼라로 된 정상 등반증명서를 발급받게 되었다. "사얏사얏" 산장을 지나면 왼쪽으로 키나발루산의 상징처럼 알려진 삼각뿔 모양의 남봉이 나오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으며, 05:40분이 지나 우측으로 당나귀 귀봉 등이 희미하게 조망되기 시작하였다.

 

사얏사얏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잠시 뒤부터 일출의 여명이 만들어 내는 빛의 조화, 바위, 그리고 운해가 흘러가면서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이 펼쳐져 카메라만 들이 되면 작품이 나올 정도였다. 너무나 멋진 경치에 감탄이 절로 나왔으며, 벅찬 감동이 쓰나미처럼 마음으로 밀려와 넋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지척에 있는 정상에는 많은 산객들이 있어 정상 인증은 천천히 하기로 하고 경치 감상과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치중하였다. 잠시 뒤 우리 일행들이 한 명씩 합류하기 시작하였는데, 다들 감격에 젖어드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정말 환상적이네요..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그릴 수 없는 멋진 영상입니다..

구름이 어글리이스트 봉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을 하고 있네요..

어글리이스트 봉을 배경으로 단체인증..

하늘에는 해가 뜨면서 연출하는 황금 빛깔 등 각양각색이 어우러져 있고, 그 아래에는 구름이 암봉 아래로 흘러가는 모습은 감히 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였고, 남봉 아래에 구름이 뒤덮고 있는 모습은 가히 키나발루의 백미라 할 만하였다.

 

당나귀 귀봉에서 사우스 피크로 구름이 흘러가고..

좌측으로 구름이 사라지면서 알렉산드라 봉(4,003m), 성요한(킹콩) 봉 등이 완벽하게 자태를 드러내면서 신비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가이드가 정상을 보고 하산을 하라고 하는 말에 따라 아쉽지만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정상(로우 봉) 인증사진은 정상 도착 후 약 20분이 지나서야 담을 수 있었다.

 

알렉산드라 봉(4,003m)이 멋지네요..

성 요한 봉(4,091m/ 일명 킹콩봉)..

산객 한 명이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네요..

키나발루의 상징처럼 우뚝 선 남봉(3,933m) 아래로 구름이 흘러가고..

키나발루 정상 인증(산객들이 그리 많지 않아 정상 인증할 수 있었는데 감격이 밀려오더군요)..

• 키나발루 ”로우봉“정상(06:20) ~ “라반라타"산장 (07:57분)(약 1시간 37분 소요)

 

정상에서 약 10분 정도 머무른 후 06:20분부터 하산을 실시하였는데, 성요한(킹콩)봉에 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만약 조금만 늦게 정상에 도착하였다면 몰려드는 구름으로 인하여 정상에서의 일출 등 멋진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이므로 적기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성요한 봉 주변으로 구름이 흘러가네요..

하산을 하면서 보니까 구름이 빠르게 흩어지면서 멋진 위용을 자랑하던 각종 봉우리들이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으며, 구름이 지나가면서 잠시 멋진 모습을 보이다가도 금방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행위가 반복되었다.

 

알렉산드라 봉 주변에도 구름이 몰려들고..

당나귀 귀봉 주위도 구름으로 휩싸여 가고..

하산 약 20분 후 KM 8.0(팀폰 게이트에서 8km 지점이라는 표시)을 통과하였으며, 정상에서 36분이 경과한 6:56분에 “사얏사얏” 산장(3,668m)을 통과하여 잠시 후미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다.

 

좌측에 사얏사얏 산장(3,668m)으로 여기를 통과해야 칼라 정상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구름이 흘러가면서 연출하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사얏사얏” 산장을 지나 다시 로프 구간을 지나가면서 보니 "안전을 위하여 로프를 사용하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성 조지아 봉이 마치 거북이 같네요..

여기서 보니 길이 별로 힘들지 않은 것 같은데 올라갈 때는 왜 그리 힘들게 느껴졌을까요...

로프를 잡고 내려가면서 보니 “라반라타”산장까지 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로프 구간을 지나면서부터 하산이 한결 수월하였다. “라반라타”산장에는 정상에서 약 1시간 40분이 지난 07:57분에 도착하였다.

 

라반라타 산장 뒤까지 구름이 몰려왔네요..

꿈같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는 하산길 구름이 발아래 있습니다..

산장에 도착하여 본모습(우리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선사한 봉우리들이 시치미를 뚝 떼고 있네요)..

• “라반라타"산장(09:30) ~ 팀폰 게이트(12:40분)(약 3시간 10분 소요)

 

“라반라타”산장에 도착하여 짐을 다시 꾸리고 아침식사와 휴식을 잠시 취한 뒤 09:30분에 팀폰 게이트로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우리의 행운을 축하해주듯이 바람도 많이 불고 안개가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조금 속도를 내어 진행을 하였으며, 약 19분 후에 파카 쉼터를 통과하였다.

 

하산길은 안개가 넓게 퍼져 있고..

하산하면서 일기가 좋지 못해 경치를 볼 수 없었지만 어제 올라가면서 멋진 경치를 보았기에 별로 실망스럽지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오히려 진행을 빨리 할 수 있어 좋았다. 군데군데 예쁜 꽃들이 피어 있어 무거운 발걸음이 다소나마 가벼워졌으며, “라반라타”산장에서 약 1시간 6분이 지난 10:36분에 어제 점심식사를 했던 “라양라양”쉼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했다.

 

라양라양 쉼터에 도착하고(10:36분)..

하산하면서 보았던 아름다운 꽃들로 잠으로 아름답더군요..

(아래 첫 번째 : 쉬마 왈리치 / 두 번째 : 헤디오티스 마크로스테지아)

이후 시간이 많이 남아 조금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진행하였으며, 라반라타 산장에서 약 3시간 10분이 소요된 12:40분에 팀폰 게이트에 도착하여 안전하게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이끼류..

팀폰 게이트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칩니다(12:40분)..

팀폰 게이트에서 버스를 기다려 탑승을 한 후 어제 아침식사를 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그 와중에 가이드는 국립공원관리소에 들러 칼라로 된 키나발루 등산 증명서를 찾아왔다. 예전에는 키나발루 국립공원 방문증도 함께 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키나발루 등산 증명서만 발급해 주었다.

 

산행을 마치고 구름에 덮여 있는 키나발루 산을 배경으로 단체인증..

정상 등정 인증서..

점심식사 후 버스로 2시간 정도 이동을 하여 호텔에 도착하여 오늘의 공식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후 호텔에서 샤워도 하고 짐을 정리를 한 후 호텔 밖을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야자수 아래 야외 수영장이 근사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수영장 바깥으로는 바다가 있었는데 잠시 뒤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었으며, 이곳에서 다음날 마무틱 섬으로 보트가 출발하였다. 저녁식사는 한식으로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대장금이란 한식점인데 맛도 정갈하고 양심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어 보기 좋았다.

 

야자수 열매가 탐스럽게 생겼네요..

낙조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양주를 가져와서 대장금에서 안주로 족발 3개를 시키니까 주인장이 2개만 하면 충분하다고 하여 양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산행 후기

 

건강셀프등산회 제350차 산행은 해외 특별산행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산행이 추진되어 총 19명(우리 팀 8명, 남원 팀 9명, 부부 1팀)이 함께하였다. 키나발루 산행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작년 몽골 체첸궁산 산행 시 동행한 산할아버지께서 강력히 추천을 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사실 나의 경우 5년 전에 뇌출혈이 있어 키나발루 산행이 망설여졌으나 주치의가 등반을 해도 된다고 하여 합류하게 되었지만 고산증이 염려되었다. 고산을 오를 때는 평소보다 스탭을 짧게 하고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진행해야만 고산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산행 내내 이를 실천한 결과 고산증을 비켜갈 수 있었다.

 

키나발루를 올라가는 길은 팀폰 게이트와 메실라우게이트의 두가지 코스가 있으며, 메실라우 코스가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메실라우 코스로 올라가서 팀폰게이트 코스로 내려오는 것이 최상의 조합이나 우리 팀은 팀폰 게이트에서 출발하여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진행하여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당시 국내에서 코타키나발루 가는 항공기가 전부 야간에 운행함에 따라 팀폰게이트 코스만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지만 조금 의문이 들었다)

 

들머리인 팀폰게이트에서 첫날 숙소인 “라반라타”산장까지의 코스는 거의 길을 따라 올라만 가는 단조로운 코스로 조금은 지루할 만하나, 라양라양 산장을 지나면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고 나무, 산그리메와 흘러가는 구름 등이 만들어내는 멋진 경치에 감탄이 절로 나와 힘을 낼 수 있었다. 3,000m를 지나면서부터 일부 사람들이 다소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전원이 “라반라타”산장에 도착하여 첫날의 일정을 안전하게 마무리하였다. 다만, 숙소에서 자는 동안 초코님이 배탈이 나는 등 고산 증세를 보여 다음날 산행이 조금은 염려가 되었다.

 

둘째 날 정상가는 길은 헤드렌턴을 끼고 앞사람을 따라가는 것이 마치 설악산을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약 3시간 10분 후에 정상에 도착하니 일출의 여명이 만들어 내는 황금빛 등 여러 색이 하늘을 수놓고 봉우리 아래에는 구름이 흘러가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어 벅찬 희열을 맛볼 수 있었으며,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정상에서 하산할 시점에 구름이 몰려와 산을 덮어버려 우리 일행에게 행운이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이후의 하산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첫날의 일몰과 정상에서의 일출을 모두 볼 수 있었던 이번 산행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산행 간 시종일관 함께 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눈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으며, 특히 60대가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가이드와 함께 선두에서 묵묵히 진행한 부부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린다. 또한 고산증세가 왔으면서도 묵묵히 정상에 올라간 초코님, 족저근막증으로 발바닥이 불편함에도 산행에 참여 한 심통 회장님 등 몸이 불편했으면서도 산행에 임한 분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드린다.

 

(금번 산행에 참석하신 19명은 심통 회장, 일출 대장, 산누리 대장, 천송, 초코, 명진, 준민, 산사랑의 기존 멤버 8명과 뽀친, 운산, 태산, 헐렝이 등 남원 팀 9명, 부부팀 2명 )

 

다음은 말레이시아 휴양지인 마무트 섬에서의 휴식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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