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목적지인 온타나스 마을..
13일 차 : 부르고스 – 온타나스(Hontanas) 구간 31.2km(7~8시간) / 누적거리 : 327.1km
07시에 숙소를 나서려고 하는데 빵과 커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여 식사를 하고 가려는데 식사에 대해서 별도 기부를 하라고 해서 조금은 당황했다. 도네이션이면 알아서 기부를 하는 것인데 마치 강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동전을 모두 기부하고 07시 10분 출발하였다.(모든 도네이션 숙소가 다 이런 것은 아님)
7시 25분 대성당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온타나스로 출발하였다. 대성당 끝 부분에서 공사로 진입을 막아 길을 잠시 놓쳐 헤매다가 친절한 스페인 여성 덕분에 길을 바로 찾아 다시 제대로 갈 수 있었다. 까미노를 걷다 보면 대부분 스페인 사람들이 순례자들에게 상당히 친절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시 14분 공원에 나뭇잎이 낙엽 되어 뒹구는 것을 보니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길을 차도를 따라 이어지고 대성당에서부터 1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부르고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13일 차의 출발지인 부르고스 대성당..
까미노 표지..
공원을 지나갑니다..
스페인도 가을이 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1 시간이 지나갔지만 아직 부르고스를 통과하지 못한 것 같네요..
다리를 지나면서 물을 보니 조금 오염이 된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도시를 벗어나 있었으며, 9시 21분 끝없는 길을 걸어간다. 먼지 나는 돌 투성이의 길에 고원지대와 밀밭이 계속 이어진다. 메세타에 관한 악명 높은 소문이 떠오른다. 부르고스와 빨렌시아, 레온의 끝나지 않게 이어지는 메세타는 순례자에게 여름에는 사막과 같은 열기와 건조함을, 겨울에는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시베리아 동토의 차가움을 선사하면서 순례자를 괴롭힌다. 이에 따라 일부 순례자들은 이 구간을 점프하기도 한다.
그러나 메세타는 순례자에게 진정한 순례의 기쁨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메세타를 온전히 도보로 이동한 순례자는 어김없이 이 루트가 주는 고독과 침묵, 평화와 기쁨에 대해서 말한다. 이렇듯 메세타는 순례자의 육체적 에너지와 정신적 의지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이러한 유혹을 뿌리치고 몸과 마음을 집중하여 순례길과 하나가 되는 순간 주위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진정한 순례자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메세타를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권유한다.
도시를 벗어나고..
9시 45분 이번 코스의 첫 번째 마을인 따르다호스(부르고스에서 11.5km)로 들어왔다. 따르다호스는 오래전부터 켈트 인이 정착해서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다른 까미노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마을의 중심도로인 마요르 거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로마시대의 옛 성터에 만들어진 마을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 10시 15분 이곳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하였다.
따르다호스가 지척입니다..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따르따호스에서 다음 마을인 라베 데 라스 깔사다스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이다. 이 구간의 길은 매우 평탄하다. 10시 35분 라베 데 라스 깔사다스 마을(부르고스에서 13.5km)에 도착하였다. 라베(Rabe)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스페인에서 유대인들이 추방당하기 전, 이곳에 유대인 마을이 있었기 때문에 랍비(Rabi; 유대교 스승)라는 단어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축구 포지션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리베로(Ribero; 둑)라는 단어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10시 45분 조그마하고 예쁜 성당(모나스떼리오 성모 성당)을 지나갔으며 성당 옆에는 공원묘지도 함께 있었다.
라베 데 라스 깔사다스 마을(부르고스에서 13.5km)에 도착하고..
벽화가 예쁘네요..
메세타에서 맞이 하는 일출..
조그마하고 예쁜 성당(모나스떼리오 성모 성당)..
수확이 끝난 후의 메세타 지역을 걷는 것은 정말 삭막하고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은 가을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40~50대가 황금기인 것 같다. 수확이 끝난 메세타 길과 비슷한 인생 60대는 조금은 삭막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이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가슴을 담을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버릴 수 있을까? 아마 이 길을 끝나는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수확이 끝난 메세타 지역을 걷는 것은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 드네요..
언덕 위에 해바라기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풍력발전기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11시 14분 순례자 쉼터를 지나 고원지대로의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의 분지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오르막이 계속된다. 11시 46분 마을이 보이고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간다. 30분 후인 12시 15분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빨리 지나갔던 프랑스 청년 조르단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조르단은 오늘 이 마을에서 쉬고 내일 출발할 것이라고 한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마을이 지척입니다..
벽에 꽃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마을..
12시 32분 마을을 벗어난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를 빠져나와 농경지의 넓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첫 번째 메세타가 나타난다. 너덜지대처럼 돌이 많고 좌우로 펼쳐져 있는 들판을 따라 약 한 시간 정도 올라 고원지대에 도착했다. 13시 32분 철 십자가를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 진행하였으며, 10분 후 아로요 산 볼(오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6km) 알베르게 교차로를 지나갔다. 13시 45분 산티아고 477.7km 표지석을 지났다.
마을을 벗어나고..
메세타 지역을 따라 진행합니다..
철 십자가를 지나고..
아로요 산 볼(오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6km) 알베르게 갈림길..
아로요 산볼 알베르게가 있는 곳..
이제 순례길도 400km 대로 들어서고..
14시 04분 나무 십자가 아래 돌무더기가 있는 곳을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 진행하였다. 27분 후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지나갔으며, 부르고스에서 약 7시간 30분이 경과한 14시 45분 오늘의 목적지인 온타나스에 도착했다. 성당이 마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오늘 알베르게는 무니시팔(10유로)이며, 저녁(10유로)을 별도로 제공한다. 이곳 온타나스는 마켓이 없으므로 간식을 장만할 수 없는 곳이다..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
온타나스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성당이 마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네요..
온타나스 마을..
무니시팔(숙소)의 순례자 식 저녁식사(10유로)..
내일은 14일 차 : 온타나스 – 보아디야 델 까미노(Boadilla del Camino) 28.4km(7~8시간)를 걸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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