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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북알프스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16일차(22.10. 9)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 테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 26.6km

by 산사랑 1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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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밀밭 사이로 진행합니다..

16일 차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 테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26.4km (6~7시간) / 누적거리 : 409.2km

산티아고 16일차 시점에 들어서니 지금까지 생장에서 함께 출발했던 많은 사람들은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부르고스에서 연박을 하는 분, 걸음이 늦어 하루 평균 20km씩 걷는 분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우리 뒤에 있기에 다시는 그들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새로운 인연과 스치듯이 지나가는 것 이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행로인 것 같다. 그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쳐 가면서 그들과 잠시나마 시간을 공유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인내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극지인 그린랜드에서 오신 여성분, 남편과 서울~부산을 사이클로 8일간 종주했다는 네덜란드 여성분, 유쾌한 프랑스 청년 조르단, 스파게티를 만들어 준 이태리 청년, 독학으로 공부를 하여 부동산 중개사 자격을 획득한 양실장, 초등학생을 동반하고 온 한국 여성들, 혼자서 온 30대 여성들, 엄마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온 달, 북알프스 다녀온 50대 여성분 등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조그만 인연을 맺고 이제 멀어져 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지 모르지만 모두 자기의 계획한 바를 성취하기를 빌어본다.. 부엔 까미노

어제는 모처럼 삼겹살도 구워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산티아고 길은 걷고, 먹고, 쉬고, 싸고, 자는 것이 기본이고 거기에 보태어 보고, 느끼고, 마음에 담고, 비우고 마지막엔 뭔가를 채우는 과정일 것이다..오늘은 또 어떤 과정이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즐겁게 할까..

 

어제 저녁식사로 삼겹살도 구워 먹었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에서 테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 향하는 열여섯 번째의 여정은 26.4km의 평지로 이루어진 구간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광활한 평야 지역이자 까스띠야의 정수를 간직한 끝없이 펼쳐진 깜파스 고띠고스를 걸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은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과 싸워야 하며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거나 눈이 녹으면 바닥이 진창으로 변해 상당히 걷기 힘들다. 따라서 이런 날에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아침 일찍 여정을 시작하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에서 깔사다야 데 라 꾸에사까지 17.2km에 이르는 이 구간의 중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어떠한 마을이나 쉴 수 있는 그늘, 샘터도 없다. 이 구간은 까미노 프란세스 중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가 가장 먼 길로 정말 외로운 구간이다. 오늘은 아침 6시 20 알베르게를 출발하여 마을을 벗어나 주유소를 지나간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하게 떠 있어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다.  달빛을 보면서 어둠에 싸인 길을 걸어가는 것이 마치 소설 속의 한 장면인 것 같다. 들리는 것은 내 발자국 소리뿐 정말 고요한 길을 따라 걸어간다.. 이것이 새벽에 길을 나서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행복이지 않을까..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마을을 출발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차도 옆길을 따라 진행한다. 다행인 점은 새벽이라서 자동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좋다. 7시 35분 드디어 자동차 길에서 벗어난다. 날이 밝아오고 있어서 그런지 차량들이 과속으로 달리는 소음도 들려온다.. 8시 푸드 트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분의 글에서 10km 지점에 푸드트럭이 있다고 하였는데 10km보다는 짧은 것 같았다.. 끝없는 길을 따라가다가 8시 35분 뒤를 돌아보니 태양이 이미 지평선 위로 떠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수확이 끝난 밀밭길 사이로 걸어 갑니다..

푸드 트럭이 보이고..

해가 지평선 사이로 떠 오르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편안한 길이 끝이 보이지 않았으며, 9시 산티아고까지 405킬로 지점의 표지석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산티아고의 여정도 거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생장을 출발하여 론세스바에스를 넘어갈 때 언제 800km를 걸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이 엊그제 같은데 정말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10분 후 쉼터가  나와 쉼터에서 잠깐 쉬었다가 간다. 이곳 쉼터의 뒤쪽은 순례자들이 용변을 본 흔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산티아고 길에 화장실을 만들어 두면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나라 화장실이 정말 좋은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계속해서 끝없이 펼쳐진 밀밭길 사이로 진행한다..

 

편안한 길을 따라 계속 진행합니다..

산티아고까지 405킬로 지점의 표지석..

쉼터의 뒤쪽은 순례자들이 용변을 본 흔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계속해서 끝없이 펼쳐진 밀밭길 사이로 진행합니다..

10시 2분 처음으로 마을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분지라서 가까이 가기 전까지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잘 알 수가 없었다. 이 마을은 깔사다야 데 라 꾸에사(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17.5km)인 것 같았으며, 4분 후에 마을에 도착했다.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 마을을 지나 한참을 가다보니 송전탑이 언덕 위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11시 25분 오늘의 여정에서 두 번째 마을인 레디고스(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23.5km)에 도착했고 약 5분 후에 레디고스를 벗어났다.

 

깔사디야 데 라 꾸에사(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17.5km) 마을이 보이고..

송전탑이 언덕 위에 있고..

두번 째 마을인 레디고스(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23.5km)가 보이네요..

마을로 진입합니다..

멋진 길입니다..

레디고스에서도 넓게 펼쳐져 있는 밀밭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이곳에서 약 30분 정도 걸어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떼라디요스  뗌쁠라리오스(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27km)에 다다르게 된다. 12시 5분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약 5시간 45분의 오늘 여정을 마무리하였다. 오늘의 알베르게는 마을 입구에 있으며, 숙박 12유로에 침대피가 1.5 유로하는데 괞찬은 것 같다..

 

오늘의 목적지인 떼라디요스 데 뗌쁠라리오스(까리온 데 꼰데스에서 27km)에 도착하고,,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저녁식사..